힘센 ‘흰 쥐’의 해라는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12간지의 첫 번째 동물인 쥐는 ‘위험을 예측하는 지혜’와, ‘부지런함’과 ‘다산’을 의미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금융감독원도 흰 쥐의 기운을 받아 ‘금융감독’을 부지런히 다져서 ‘국민의 신뢰’를 쌓고 국가 위험관리자 책무를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0년 내내 오늘처럼 희망찬 하루하루가 우리 금융과 금융소비자,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과 항상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금융감독원이 출범한 지 20년째 되는 해이자 새로운 20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사람중심의 경제 패러다임 정착이라는 정부 정책방향에 부응하여 안정, 공정, 포용, 혁신을 금융감독의 방향으로 삼고 한국 금융의 질적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우선, ‘안정’적인 금융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국가간 무역갈등과 같은 실물부문의 리스크 요인이 금융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바젤Ⅲ, IFRS17 도입을 추진하고, 금융그룹의 통합 위험관리 인프라를 마련하는 등 건전성 규제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였고,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실시하여 금융감독의 실효성을 높였습니다.

다음으로, ‘공정’한 시장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출범 등 보다 효과적으로 불공정거래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감독·검사 강화와 함께 불법금융행위 근절 노력을 지속하였습니다. 또한, 회계·공시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도 매진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포용’금융의 확대를 위해 금융교육 확대와 보험약관 개선,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의 실효성 강화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사전적 보호장치 확충에 주력하고, DLF 및 KIKO 분쟁조정과 같은 사후적 금융소비자 피해 구제에도 앞장섰으며, 금융회사의 자영업자 경영컨설팅 확대를 유도하는 등 서민․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 및 인터넷전문은행 심사 지원, P2P대출 법제화 지원 등 금융의 새로운 시도를 적극 돕는 한편, 디지털리스크 확산에 대응하여모바일 금융서비스의 보안 및 안전성 점검을 강화하고, AI 등 혁신기술을 활용한 금융감독 역량 향상에도 힘썼습니다. 이러한 작년의 모든 성과들은 임직원 여러분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원장으로서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0년 금융감독 방향 이제 제가 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두 번째로 새해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우리 금융과 금융감독이 당면한 여러 어려움을 그럭저럭 헤쳐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앞에는 시스템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는 비대한 가계부채와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한계기업 증가, 그리고 불공정거래로 인한 자본시장 질서 훼손과 투자자 손실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즉시연금, 암보험 분쟁 등 다수 소비자의 피해가 얽힌 수많은 복잡다단한 과제들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위험요인들과 현안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은 올해에도 ①금융시스템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②건전한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동시에 ③금융소비자 보호에 매진함으로써 금융감독의 실효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금융의 신뢰를 높이는 데 진력해야 하겠습니다.

(① 금융시스템 안정)

첫째, 우리는 국가 위험관리자로서 한국경제의 다양한 잠재리스크에 맞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경제환경을 둘러보면, 한편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상승하고 개인사업자 대출의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시중의 많은 유동성이 부동산 등으로 흘러들어 주택시장 왜곡과 가계부채 잠재리스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 DSR 제도의 정착 그리고 경기상황별 위기관리 프로세스 추진 등 가계부채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자본시장 내 부동산 그림자 금융의 리스크 전이와 확산경로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야 하겠습니다.

한편,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옥석을 가리는 기업 신용위험 평가체계 정비를 통해 선제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시스템리스크 요인의 조기발견을 위해 자본시장 리스크 대시보드 마련 등 금융시장 전반과 거시경제 부문의 진단수단을 보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②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

둘째, 건전한 시장 질서의 확립이 필요합니다. 금융시장은 시장참여자가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때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 하에 금융감독원은 소비자의 부당한 피해를 초래하는 금융거래와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 등에 엄정히 대처할 것입니다. 무자본 M&A를 악용하거나 투자과정에서 익명성을 남용하는 부정거래에 대해서 조사역량을 집중 투입할 것이며, 특별사법경찰에 부여된 권한을 적극 활용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에 앞장서겠습니다.

아울러, 저소득층과 노년층 등 금융취약계층을 노리는 불법금융과 보험사기에 대해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공조체계를 공고히 하여 적극 대응해 나가는

한편, 금융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에 ‘책임지는 혁신’이 확산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③ 소비자보호 강화)

셋째,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더불어 포용금융의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저금리 기조 속의 고수익 추구와 핀테크 발전 등으로 금융상품이 나날이 복잡해짐에 따라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은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고수익․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총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여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서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늘 준비돼야 하겠습니다.

또한,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경영진의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고, 내부통제 체계 구축에도 주력할 것입니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제정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 우리 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조직과 기능을 확대․정비하고, 아울러 법 집행을 위한 대비책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한편, 포용금융의 외연을 확장하고 내실을 다지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하겠습니다. 보다 많은 취약계층 서민들이 금융의 도움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거나 재기할 수 있도록 살피고, 특히 자영업자 지원방안의 체계화 및 실효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에 대한 신뢰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융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감독과 금융감독원에 대한 신뢰가 굳건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감독에 대한 신뢰의 토대 위에 금융회사는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고, 금융소비자는 안전하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감독에 대한 신뢰 구축을 위해서 저는 오늘 여러분께 세 가지를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금융에 대한 전문성 제고입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의 파수꾼(Watchdog)으로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하거나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금융의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내고 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늘 시장을 예의주시하여 문제를 파악하고,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전문성 함양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몇 가지 측면에서 금융감독의 패러다임 전환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최근 들어 금융은 급격한 디지털화에 힘입어 기술과의 융합 및 플랫폼화, 권역을 망라하는 겸업화, 그리고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화 등이 날로 심화, 발전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원은 전사적으로는 물론이고 임직원 개개인 차원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추세에 적극 대응해 나갈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우선, 여러 분야에서 섭테크(SupTech) 활성화와 레그테크(RegTech) 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픈뱅킹으로 촉진될 금융의 플랫폼화 등 미래형 금융의 모습과 이에 대한 감독방안을 연구하여야 합니다.

금융권역간 겸업화 현상 심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기능별 감독으로의 감독 패러다임 전환 등을 고민할 필요도 있습니다. 아울러, 금융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고, 국내 금융기관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금융의 글로벌화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셋째, 우리 조직은 열린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

조직관리 전문가인 미국 하바드 경영대학원의 에드먼슨(Edmondson, Amy C. The Fearless Organization, 2019) 교수는 ‘지위고하를 떠나 기존의 관행에 대해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환경‘에 조직의 흥망이 달려있다고 말했다는데, 이는 우리 원에도 필요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선 내부적으로 권위적인 분위기를 탈피하고 자유로운 소통과 토론 문화를 정착시켜 건강한 집단지성의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원과 금융회사 간의 관계에서도 상호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이해의 수준을 높여 감으로써 향후 점차 금융감독이 금융회사 문제 해결을 돕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비록 우리 원이 금융회사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소통을 통해 이들의 고충을 좀 더 이해하고 또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게 된다면 국내금융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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