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불황보다 앞선 문제는 사업구조
통제가능한 보험영업손익부터 손봐야
수익지표와 사업구조 개편 필요… 양보다 질

2020년 경자년 (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생명보험업계나 손해보험업계 모두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그 만큼 보험환경이 어려워 졌으며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사마다 분주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시장은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그간 누려왔던 양적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더불어 과잉진료 등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 경쟁 격화에 따른 사업비 과다 지출, 저금리로 인한 운용자산 수익률 감소까지 동반하고 있다.

또한 IFRS17, K-ICS 등 새로운 제도 도입은 주주에게 추가 자본증액을 요구해,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인 자기자본수익률(ROE)이 감소하면서 보험사업의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

시장의 불황보다 앞선 문제는 사업구조

국내 보험업계의 사업구조는 평균 3.5%이상 고성장 환경이었다. 보험판매 마진이 적더라도 전체 수입보험료를 증가시키는 물적 성장전략이 국내보험시장의 주요 전략인 셈이다.

물적 성장전략은 고금리 연금보험, 저축보험 중심으로 추진됐으며, 이는 마진이 적었지만 수입보험료 증대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 도입을 앞둔 현재, 연금보험, 저축보험이 매출 불인식과 요구자본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딱지가 붙으면서 보험사 스스로  판매를 기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 결과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수입보험료 감소와  요구자본 부담이 적으나 높은 사업비 요구되는  보장성 보험의 판매확대가 동반되면서 수익성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신계약 확대에 필요한  초기 사업비차와 위험률차 손실, 즉 보험영업손익의 손실규모를 메우고 있던 투자영업 손익마저 저금리로 감소하면서 수익규모의 감소는 예상보다 크게 현실화 되고있다.

국내 보험업계의 3분기 누적 수익지표인 보험영업손익의 손실폭은 전년동기대비 16.6% 증가했다. 반면 보험영업손익을 줄곧 커버해 오던 투자영업손익 증가폭은 4.1%로 보험영업손익 손실 증가속도가 4배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업비 증가 및 손해율 악화에 따른 장기보험의 이중고 및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익개선 지연으로 보험영업손실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자료 : 금융감독원
자료 : 금융감독원

통제가능한 보험영업손익부터 손봐야

국내 보험업계보다 먼저 저금리를 경험한 일본 보험업계는 낮은 금리로 인한 투자영업 손실을위험률차 손익과 사업비차 손익인 보험영업손익으로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업계는 정반대로 위험률차 손익과 사업비차 손익을 일컫는 보험영업손익을 투자영업손익으로 커버하고 있다.

더욱이 투자영업 손익이 저금리로 인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국내 보험업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자료 : 금융감독원
자료 : 금융감독원

투자영업손익은 불확실한 금융시장의 영향이 커 보험사의 통제가 어렵다. 하지만 보험영업손익은 일정부문 보험사가 통제 가능한 손익이다.

통제 가능한 보험영업손익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일본과 같이 통제 불가능한 투자영업 손익을 통제 가능한 보험영업손익으로 충당하는 사업구조가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채널, 상품, 사업비, 적극적 부채관리 등 재무전략 등의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먼저 양적성장을 위해 규모를 키워온 연금보험과 같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을 확대하는 적극적인 상품 포트폴리오 관리에 나서야 한다.

수익지표와 사업구조 개편 필요… 양보다 질

새로운 제도하에서는 수입보험료로 표현되는 양 보다 질인 수익성을 우선시 해야한다. 판매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리스크를 유발하는 영업행태는 이제 지양돼야 한다.

이 같은 대응은 보험업계의 추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보험업계는 스스로 저성장을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며, 저수익 대비를 위해서 조직 및 비용 효율성 도모, 고위험상품판매 지양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저금리 상황을 대응하기 위한 투자수익률 제고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험업계는

 △건강증진형 상품개발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 노력 △핀테크 연계 혁신서비스 도입 △불완전판매 근절 등 소비자 신뢰 개선 △과도한 판매경쟁, 스카우트 부당행위 건전 경쟁을 위한 사업비 적정 집행 △저성장대비 채널 및 조직 슬림화 △영업조직 고능률화 도모 △고위험 상품개발 지양 △ 해외투자 확대, 파생상품 등 대체투자 역량 제고 △보장성 비중 확대로 중장기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가치경영 등을 꾀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보험업계의 사업구조 변화를 지원하고 있다.

△ 헬스케어서비스 등 건강증진형 상품개발, 판매 가이드  △ 보험핀테크 자회사 소유 규제 완화 △ 금리변동 리스크에 대비 금융재보험 도입 △ 모집수수료 분급 확대 △ 과다한 사업비의 집행 근원이 되는 보장성 보험의 높은 표준해약공제한도 인하 및 사업비 공시강화 △ 보험약관 쉽게 바꾸기 등 소비자편익 제고 △ 해외투자한도 확대 △ 손해율 개선을 위한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 검토 △ 개인연금세제 혜택 확대 △ IFRS17,K-ICS 등 새로운 제도 적용 유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사의 수익지표와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궁극적으로 단기 수익성을 위해 장래 수익성을 훼손하거나, 일시적 매출 증대를 위해 향후 자본부담을 가중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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