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일도 하사불성.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나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필자는 이런 표현들을 제일 싫어한다. 처절하게 안 해본 이들이 저런 말을 좋아하고, 또 함부로 쓴다고 생각한다. 나폴레옹이 말했는지 확실하지도 않은 ‘불가능이란 없다’ 라는 말. 그 말을 실천하려다가 온 유럽이 전쟁의 불구덩이가 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총칼의 참화 속으로 사라지지않았는가?

연애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면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 결국스토킹 이나 데이트 폭력처럼 뉴스에 나오는 사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많다. 아니면 누구나 목수 하게! 

영업의 세계에서는 또 이 우매한 미신의 신봉자가 많다.

‘끝까지 저 사장님을 밀어붙이면’, ‘내가 계속 공을 들이면’...물론 그러다가 어쩌다 계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몇 개월 진을 다 빼고서 결국 계약이 안되면어떻게 하나? 게다가 처남이 어디 보험사 입사했다고 쪼르르 달려오는 바람에 내가 공들인 고객을 어처구니없게 채간다면? 이러한 사건 사고는 대한민국 전국에서 백주대낮에 매일같이 일어나는 참사다.  그러면 그 공들인 시간, 비용, 체력, 멘탈, A4 용지 등은 누가 보상해주나.

공을 들여서 될만한 가망고객에게 공을 들여야 한다. 안 될 것 같으면 그 시간에 다른 가망고객을 더 많이 만나는 방법이, 설사 거기에서도 계약이 안 나오더라도 정신 건강에 좋다. 이미 기원전에 살던 여우마저도 ‘저 포도는 신 포도 일거야’라며 포기하고 물러서지 않는가!

무조건 바로 바로 포기 하란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잘 치는 타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계속 파울볼을 쳐내며 버틴다. 결국 투수가 더 이상 던질 게 없어져서 타자 본인이 선호하는 공을 던지도록 유도한다. 모든 구질의 공을 다 잘 치는 타자는 없다, 모든 코스의 공을 다 잘 던지는 투수도 없고 말이다.

영업 잘 하는 설계사들을 보면 청약율, 즉 타율이 높다. 자기가 원하는 공을 노리는 타자처럼, 영업 잘 하는 설계사들은 자기가 공략 가능한, 또 자기와 코드가 맞는 가망고객 군을 선별해서 만난다, 그게 소위 선구안이다. 물론 신입 시절에는 ‘대수의 법칙, 양 속에 질’을 떠올리며 되도록 고객을 많이 만나 경험도 쌓고, 시행착오도 겪어봐야 한다.

하지만 점점 상담 능력과 전문성과 경력이 쌓이면 타율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옮겨야 한다. 언제까지 열 번, 스무 번 도끼질만 할 건가. 나무는 언제 다듬어 장에 내다 파는가 말이다.

 

<필자 : 김지율>
‘어쩌다영업인’ 저자 / Cube380대표 / i F A㈜ 사업단장 / 인카금융서비스㈜ 전략채널 상무/ MetLife 지점장 / 전 한국MDRT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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