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자

imagetoday
imagetoday

글로벌 금융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3월 16일 Fed의 대규모 자금 공급 이후 금융 시장은 빠르게 안정되어 나갔다. 그러나 그 효과도 보름 정도였을 뿐 다시금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당시의 로직을 가져와서 시장에 대입해 보자.

미국 10년 장기 국채 금리 하락, 장기 채권 쪽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금 가격은 소폭 상승, 안전 자산이라 불리는 엔화는 강세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당시와 같은 완전 패닉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한단계 더 들어가 보자. 우선 회사채 시장에서 하이일드 회사채 ETF가격은 하락했다. 지난 3월 16일 Fed의 유사질적완화에 부응해 제일 먼저 환호성을 질렀던 회사채 ETF가격은 전일 1% 이상 하락했다.

회사채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제 조금씩 삐걱 거리는 모습이다. Fed의 자금 지원이 아직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있으며, 회사채 시장은 점증되는 스트레스로 인해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 공급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잘 팔리지 않는 우량 회사채를 사들이는 것으로, 회사채 시장을 안정시켜야 하나 오히려 현금을 지금이라도 보유해 두려는 움직임과,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이슈 장기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업들 또한 Fed 자금을 통해 현금 사재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미국 재무부의 2.2조 달러 슈퍼 부양책과, 트럼프 대통령이 2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준비한다고 했다. 이는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시중에 유동성을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빨아들여서 쓰겠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달러 현금이 부족한 민간은 어떻게 될까? 그들이 힘들어지는 만큼 정부는 돈을 빨아들여서 경기 부양을 한다. 결국 민간은 더욱 힘들어지게 되고, 과도한 국채 발행을 통한 민간 경기 지원은 무용지물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아직 달러 유동성 품귀 현상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은 대규모 적자 국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단기적 1년 이내 재정 증권으로 초단기 국채를 발행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긁어모으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조금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자 Fed는 국채 매입 및 모기지 증권 매입 규모를 조정 하려하고 있다. 매일 450억 달러를 매입하던 국채를 300억 달러 정도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이 흔들리면 다시 원상복구될 가능성이 크다.

imagetoday
imagetoday

환율시장은 어떨까. 달러/원 환율은 최악의 상황이었던 지난 3월 중순 수준인 1300원대로 오르지는 않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 환율은 어떨지 살펴보았다. 인도 루피화와 남아공 란드화 환율이 치솟고 있다. 이 둘의 환율은 지난 3월 16일날 기록했던 그 레벨을 훌쩍 뛰어넘어 하늘로 계속 날아가는 느낌이다. 날아간다는 것은 환율의 상승 즉 해당 국가 통화 가치의 하락을 뜻한다. 3월 16일의 달러 품귀 현상은 전혀 풀리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더 악화가 되고 있다고 해석하면 맞을 것이다.

최근 한 신용 평가 회사가 남아공의 신용 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강등한 바 있다. 투기 등급으로 강등되면 우량채를 사들이는 펀드에서는 남아공의 국채를 담을 수 없다. 오히려 국채를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남아공 국채를 팔고, 그렇게 받은 란드화를 팔아 달러를 사게 될 것이다. 남아공은 현재 재정 상황도 좋지 않으며, 자본 유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남아공이 외환 위기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이른 바 보호막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 보호막이 통화 스왑이다.

통화 스왑은 Fed가 다른 국가의 화폐를 담보로 달러화를 찍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다른 국가 화폐를 담보로 돈을 찍는 만큼, 안정적인 국가 화폐를 담보로 해야 하는데 있다. 때문에 처음의 통화 스왑은 국제 통화를 쓰고 있는 영국, 일본, 유로존 등의 중앙은행과만 체결을 했다. 그러던 중 3월 15일~16일 당시 한국, 노르웨이, 스웨덴, 뉴질랜드, 멕시코, 브라질 등과도 통화 스왑이 체결됐다. 그런데 여기에는 남아공 등 신용도가 더 낮은 국가들은 포함이 되어있지 않았다.

통화 스왑 체결 후 멕시코 페소화나 브라질 헤알화는 상대적으로 덜 불안한 모습이지만, 그 외 남아공이나 터키 등의 환율은 3월 16일의 레벨을 넘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다. 연결고리가 약한 이머징 국가가 힘겨워지는 상황을 염두 해 둘 필요가 있다.

어제 레포(Repo) 시장을 통해 해외 중앙은행에도 달러 자금을 공급한다고 한다. 이는 어려운 국가가 미국 국채를 가져오면 그것을 담보로 달러를 빌려준다는 얘기다. 남아공이나 터키가 미국 국채를 그렇게 많이 보유하고 있을까? 오히려 IMF등에서 어느 정도의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이머징 국가에서 자본 유출이 빠르게 나타날 때, 이머징 국가에 투자된 상당한 자본은 일본 엔화 다. 지금의 엔화 환율은 빠르게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을 엔캐리 청산이라 한다.

위기를 타개할 국가별 공조 상황은 어떨까? 러시아에서는 추가로 증산을 더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여전히 해법이 보이지 않는 듯하다. 관세 부과 3개월 면제에서 중국에 대한 징벌적 관세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유로존 역시 힘든 상황이다. 대규모 재정을 부어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재정 상태가 좋을 수 없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더욱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을 공동 부담해 보증하는 코로나 본드를 유로존 통합으로 발행해 경기 둔화에 활용하고자 했으나, 독일 등 몇몇 국이 극렬하게 반대했다. 시장 상황 약간 좋아졌다고 공조에 대한 절실함이 다시금 사라지고 있다.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AI 자분분석팀장 

※4월 2일 금융시장에 대한 페이스북에 기고한 글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상기 내용은 참고용으로, 투자 손실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보험저널은 금소법 위반, 작성계약, 불공정 행위 등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news@insjournal.co.kr, 1668-1345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보험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험저널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