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상품 앞 GA 명만 붙이면 전용상품으로 둔갑
원수사 GA 요청 무시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전용상품 제공...또다른 갑질 논란
동일상품 복수관리, 불필요한 비용지출 발생…소비자 피해로 이어져

한 대형 GA가 보유중인 오더메이드 보험 상품
한 대형 GA가 보유중인 오더메이드 보험 상품

GA가 보험시장의 수퍼 甲, ‘공룡’이 된지 오래다. 이로 인해 갖은 부작용도 존재해 왔다. 시책을 높게 요구하거나 판매수수료 인상요구, 심지어 임차료, 회식 비용 등 각종 경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등장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보험사에서 GA로 옮겨가는 설계사로 인한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GA로 옮겨가는 설계사의 해직 처리, 등록 위촉 과정을 보험사가 고의적으로 늦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으며, 보험사는 ‘먹튀’ 설계사를 골라내는 과정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GA 전용상품, 일명 ‘오더메이드’ 상품의 무리한 개발 요구가 또 다른 GA의 ‘갑 질’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GA 전용상품은 GA가 원하는 상품을 보험사에 요청하면, 보험사가 이에 맞게 개발해주는 상품으로 요청한 GA만 독점 판매하게 된다.

대형 GA인 에이플러스에셋은 생보사인 흥국생명, DB생명, DGB생명 , ABL 생명, 손보사인 더케이손해보험, MG 손해보험등을 통해 지금까지 35개이상의 오더메이드 상품을 개발해 업계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생보사인 흥국생명, DB생명, 손보사 2곳과 총 7개의 전용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업계1위 GA 코리아는 다수의 전용상품을 유지하다 현재는 라이나생명 한개 상품을 전용상품으로 보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저마다 GA이름을 내세워 전용상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름만 다를 뿐 대부분 동일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상품명 앞에 요청한 GA의 이름만 붙이면 전용상품으로 둔갑하는 것으로, 이는 너도나도 전용상품을 보험사에 요청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전용상품이 개발되어야 함에도, GA간 구색 맞추기 경쟁이 이 같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일부 GA는 경쟁사에 전용상품이 등장하면 바로 동일 전용상품을 보험사에 요청하거나 광고를 목적으로, 또는 GA 가치평가를 올리기 위해 전용상품 개발을 요청했다. 심지어 전용상품을 받아 놓고 판매조차 안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전용상품개발에 한계가 있고, 유지에도 큰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다. 상품별 청약서, 약관, 브로셔 등을 별도 제작해야 하고, 코드도 새로 부여해야 하는 등 관리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는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 GA의 요구를 모르는 척하기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전용상품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결국 동일 상품을 특약 한 두개만 바꿔 전용상품으로 제공하게 되므로 전용상품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전용 판매라는 부분은 한 상품만 판매하는 것으로, 비교판매가 가능한 GA 설립 취지와 장점에 반하는 행보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객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상품을 비교하거나, 가입에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실제 무분별한 전용상품은 그만큼 경쟁력도 떨어져 판매율 또한 저조하게 나타났다.

보험업계 한 상품개발 담당자는 “GA마다 '우리만 보유한 상품'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결국 동일한 상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비자에게 외면 받는 상품이라도 GA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보험사와 GA의 갑을 관계가 더욱 분명해지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관행이 당장 정리되기 어려운 만큼,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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