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나 조선의 개국 공신들은 대개 무식하게(?) 앞뒤 안 가리고, ‘돌격 앞으로’ 를 외치며 나가 싸운 장수 들이었다. 우리나라 유수의 대기업 창업 공신들 역시 전국과 세계 각지를 맨몸으로 누비고 돌아다닌 산업 역군들이다.  

나라가 자리 잡고 나서야, 과거제도 등을 통해 관리형 신하를 본격적으로 등용하게 되고, 회사가 자리 잡고 나서야 기획팀, 경영전략팀 의 할 일이 생겨난다. 어느 정신 나간 회사가 자사 제품 시장점유율이 1%도 못 미치는데, 시장점유율 분석에만 매달리고 있겠는가? 어떻게든 많이 팔아서, 시장점유율을 어느 정도 늘려 놓아야 분석이라도 할 데이터가 나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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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비밀리에 과거 보고, 선비 뽑아 관리 시스템부터 구축하려 했다면, 조선이라는 나라는 생겨났을까? 이성계 라는 사람과 그가 주창한 건국 이념 하나만 믿고 열심히, 다소 무식하게 부 딪히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조선을 세울 수 있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비록 시작은 투박했을지 몰라도, 건국 이후 체계를 갖춰 나가며 500년 간이나 유지되었다.

영업도 마찬가지다. 영업하는 사람은 자기 고객이 일정 규모가 되기 전까지는, 앞뒤 재지 말고 밤 낮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 성취를 통해 자기의 고객층을 두텁게 넓히는게 최우선이다. 몇 십 명도 안 되는 고객을 놓고 고객관리 운운해도 우스꽝스러운 일이 될 테니말이다. 

요즘 신입 들을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많은 금융지식과 자격증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분석이나 고객관리부터 매달려서는 안 된다. 우선 발이 부르트도록 열심히 고객을 만나러 다니는 게 먼저이다. 영업은 처절하게 겪어보고, 온갖 시행착오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부기장에게 “오늘 우리 비행기 뜰 것 같아?” 라고 물어보는 기장은 없다.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차에서 ‘오늘 불이 안 꺼지면 어쩌나’ 라고 생각하는 소방관도 물론 한 명도 없다.

축구 선수는 자기에게 공이 와서 슈팅 기회가 생기면 지체 없이 골대를 향해 슛을 날려야 한다. 슈팅 각을 잡는답시고 한두 번 더 머뭇거리다가는 대개 수비진에게 공을 뺏기기 마련이다. 설령 그렇게 한두 번 주저하다 날린 슛 치고 제대로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5만 관중이 열광하고, 5000만 겨레가 응원해도 머뭇거리고 슛을 하지 않는다면 절대 골은 나오지 않는다.

내가 지금 망설이지 않고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슛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멋진 모양과 체면을 고려해 좀 더 완벽한 기회를 노린다는 핑계로 머뭇거리고 있는가? 망설이는 와중에도 인생의 시계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영업 시스템의 구축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야구에서 타자가 타석에 많이 서보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봐야만 자기만의 타격 스타일을 확립할 수 있듯이 영업인 에게는 영업 현장에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 축적이 먼저다. 현장에 답이 있고, 양에서 질을 얻을 수 있다.

일단 만나고, 부딪치고, 저질러라. 하다못해 실패라도 자꾸 해야 굳은살이 박힌다. 경험치가 쌓이면 소중한 자산이 된다. 기억하라. 그 굳은살이 자신만의 영업 스타일을 만들어 주는 디딤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필자 : 김지율>
‘어쩌다영업인’ 저자 / Cube380대표 / i F A㈜ 사업단장 / 인카금융서비스㈜ 전략채널 상무/ MetLife 지점장 / 전 한국MDRT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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