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사상 최대 피해금액 예상, GA 자정노력에 찬물
감독당국, 보험사, 보험업계 모두 자성해야

보험업계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설립 3년차, 설계사 400명 규모의 중형 GA의 태왕파트너스의 200억 먹튀, 야반도주 설이 사실화 되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태왕파트너스와 거래하는 보험사 한 곳만 해도 계약건수가 수십억에 달해, 액수 차이가 있을 뿐 업계 사상최대의 피해금액이 될 것임에는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GA에서 근무하던 K보험사 출신의 한 임원은 이미 지난 4월 중순 문제점을 감지해 자진 퇴사했으며, 상당수의 직원들 역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FP들은 이미 다른 GA로 이동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현재 사무실은 닫힌 채로 있으며, 대표만 간간히 출근해 거래 보험사들의 전화에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왕파트너스는 과거 H 생보사에서 작성계약 ‘먹튀’사건 전력이 있는 조직들이 설립한 곳으로, 다양한 위험요소를 품고 있었다. 업계는 우려했던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벌어진 것일 뿐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태왕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금감원의 검사를 받았다. 당시 3곳의 GA가 검사 대상이 됐으며, 이들 GA는 △허위 계약과 특별이익 제공 등 모집질서 위반 △내부감사기능 및 자율시정능력 부족 등 취약한 내부통제 △시장 영향력을 이용해 보험사에 거액의 여행경비를 요구하는 갑질행위 △미흡한 개인신용정보 관리 등 불건전성 부분 등을 지적 받았다.

금감원이 이들 GA에 대한 제재조치를 앞둔 상황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미리 감지해 고의로 셧다운(Shut Down)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한 3월 최대 실적을 올리고, 4월 급작스레 신계약을 대폭 줄인 정황도 들려오고 있다.

지난해 시점으로 되돌아가보면, 해당 GA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는 시의적절했다. 그러나 제재 시점까지의 기간이 피해를 더 키웠다. 야반도주 준비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여기에 더해 검사 이후 오히려 해당 GA에 실적을 늘린 생보사도 다수 있었다. 특히 신한생명이 최근 들어 태왕파트너스와의 계약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생명의 경우 지난해 10월 신계약 월초실적 4500만원은 올해 1월 5200만원으로 올라갔으며, 이후 3월에는 8600만원까지 상승했다.

미래에셋생명, KDB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도 금감원 검사 이후에도 꾸준히 거래를 이어왔으며 올해에는 오렌지라이프까지 가세해 실적을 늘려왔다.

이들 보험사들이 다양한 문제점을 품은 채 금감원의 검사 대상이 된 태왕파트너스의 실적을 높인 것은, 나쁘게 표현하여 "불량 GA와 함께 작성계약을 공조" 한 것이거나 또는 알고도 묵인한 것이다.

몰랐다면 업계 정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무능력하거나 태만 한 것이고, 알았다면 도덕적해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모든 작성계약은 보험사의 묵인하에 이루어진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불완전 판매나 작성계약에 예민한 보험사 관리자는 소문난 불량 GA의 행태를 모를 수 없다.

작금의 상황은 원수보험사들의 담당자나 책임자들의 묵인, 방조, 조장이 일조를 했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를 보면 원수보험사들은 먹튀사건이 일어나면 자신들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환수금액을 회수해야 하는 채권자 또는 불량 GA에 벌을 내리는 심판자로 행세하며 책임을 회피해온 것이 현실이다.

태왕파트너스 사태는 보험사, 감독당국 모두의 책임이 크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제라도 다시 기초부터 탄탄하게 쌓아 올려야 한다. 감독당국은 보다 철저한 검증과 관리체계를 갖춰야 하며, 검사 후 이상 징후가 있다면 빠른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보험사들도 당장의 이익만 목적에 둔 불량거래를 근절하고 책임자들을 철저히 문책하고 강력한 재발 방지책을 만들어야 한다. 감독당국 또한 GA에만 책임을 묻는 현 제도를 개선, 쌍벌제 등을 도입해 GA와 원수보험사 모두가 책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모두 쉬쉬하고 모든 문제를 GA 업계만의 문제로 돌리는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GA들의 자정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 GA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GA업계는 "이번 사건은 GA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영업조직이 개입한 것"으로 주장하지만,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어 온 만큼 반성과 자성이 뒤따라야 한다.

태왕파트너스의 대규모 먹튀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업계 출범 이래 최대의 먹튀사건으로 보험업계는 깊은 내상을 입게 될 것이다. 이 파장이 어떻게 다가올지 업계는 두려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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