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처리 동의서 가짜 판친다…자필서명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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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처리 동의서 가짜 판친다…자필서명 마음대로
  • 강성용 기자
  • 승인 2021.02.2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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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자필서명, 설계사가 대신하는 경우 다반사
제도 허점이 불법 설계사 양산
보험사 ‘보장분석프로그램’에도 이용, 불법 DB 만들어내
보험사에서 사용되는 개인정보처리 동의서
보험사에서 사용되는 개인정보처리 동의서

보험 가입시 최초 한 번은 반드시 받아야 하는 개인정보처리 동의서가 불법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개인정보처리 동의서는 보험계약상담, 체결/인수여부 결정 판단, 재무설계서비스, 실손의료보험 중복확인, 개인식별정보(성명,주민번호,외국인등록번호,주소,직업,전화번호,이메일) 및 질병/상해정보, 보험계약/보험금지급정보 등의 조회를 위해 보험가입시 최초 1회, 다른 보험 설계 등 이용시마다 고객에게 필수로 받아야 한다.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개인정보처리 동의서는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 하며 자필서명을 필수로 하고 있다. 직접 서명과 전달의 불편함, 만약을 위한 유출을 막기 위해 개인 휴대폰을 통한 본인 인증을 유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서면 제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폰 인증이 활성화되지 못한 데에는 아직까지 휴대폰을 통한 인증을 불편해하거나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면동의서의 경우 필수사항인 자필 서명이 보험계약자 본인의 서명이 아닌 설계사가 대리 서명하는(대필 서명)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

대필 서명은 보험업계에 과거부터 존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고객에게 일일이 싸인 받기가 번거로워 설계사가 대신 서명해 제출하곤 한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면 동의서가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업계 내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작성된 개인정보처리 동의서는 대부분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져 담당자의 확인을 거쳐 처리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서면 동의서의 허점을 악의적으로 이용해 일명 효율성이 높은 ‘황금 DB’를 만드는데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 DB의 완성에는 고객이 어떤 보험에 가입했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보험사의 ‘보험 보장분석프로그램’이 이용됐다. ‘보험 보장분석프로그램’은 각 보험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영업지원 프로그램의 주요기능으로 탑재돼 있다. 보장분석프로그램을 통하면 보험 상품의 세부 보장내역을 한눈에 쉽게 확인하고, 가입한 보험의 유사 연령대 대비 과부족 보장 등을 확인해 맞춤형 정보를 완성할 수 있는 것.

보장분석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에 고객 등록 필요한데 여기에 개인정보처리 동의서가 이용된 것이다. 대필로 서명한 개인정보처리 동의서를 이용해 보험사의 설계전산에 본인의 고객으로 등록하면 보험가입자의 모든 정보를 보장분석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 효율성 높기로 유명한 일명 ‘황금 DB’가 만들어졌다.

이처럼 과감한 불법 행위는 개인정보처리 동의서의 보관 기간이 3개월로 짧은 부분도 영향이 있다. 3개월 후면 모든 불법적인 증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보험사가 이러한 부분을 알고도 묵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엄연한 불법이 자행되고 있지만, 무턱대고 설계사만을 탓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객이 불편해 해서 어쩔 수 없이, 시스템 상 대필 서명이 쉽게 용인되어 파생된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확인에 대한 본인 확인 절차가 영업 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조속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더 이상 제도의 허점으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설계사가 나오지 않도록 보험사나 감독당국의 철저한 확인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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