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보험 일부 개선안 혜택서 제외..분쟁 요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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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보험 일부 개선안 혜택서 제외..분쟁 요소 남아
  • 박상우 기자
  • 승인 2019.07.03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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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분쟁 가능성이 큰 치매보험의 약관 개선에 나서며 기존 가입자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분쟁이 소송으로 번졌을 때 개선안은 가입자의 안전망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가입자는 개선안 적용 혜택에서 배제돼 분쟁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2일 MRI(자기공명영상)·CT(컴퓨터단층촬영) 등 뇌영상검사를 받지 않아도 경증 치매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치매보험 약관 개선안을 발표했다.

그간 보험사들은 CDR척도 1점을 받으면 2000만~3000만원의 경증 치매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팔았는데, 경증치매 때는 이상 증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뇌영상검사 결과를 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달았다.

보험사는 0~5점으로 구분되는 인지·사회 기능 검사인 CDR척도로 환자의 치매 수준을 판단하는데, 1점 경증치매(반복적 건망증), 2점 중등도치매(기억 장애), 3점 이상 중증치매(신체조절 장애) 등으로 분류한다.

개선안에는 일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요건으로 제시한 치매약 복용, 특정 질병코드 조항을 없애는 방안도 담겼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이미 판매한 치매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도 개정된 약관 적용을 받도록 감독행정에 나설 계획이다.

◇감독행정 법적 효력 없어

문제는 기존 가입자의 치매보험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졌을 때 금감원의 개선안이 법원의 판단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감원의 감독행정은 법적 효력이 없어 보험사와 가입자 간 소송전에서 가입자의 안전망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약관을 변경할 수 있는 '약관변경 명령권'을 내릴 수 있지만, 보험금 지급 여부를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감독행정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명령권을 발동한 전례가 없을 만큼 소극적이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개선안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기존 가입자의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은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고, 소송전이 벌어졌을 때 이번 개선안이 법원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선안 발표 전 보험업계와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업계가 문제점에 대해 공감했고, 기존 가입자에도 개선안을 적용하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보험금 지급검사를 할 때 치매보험금 지급 문제를 중점 항목으로 삼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독행정이 법적 효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원이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판단할 때 개선안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며 "치매진료지침 등을 두루 고려한 개선안이기 때문에 기존 가입자에게 유리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화재 가입자, 치매약 먹어야 보험금 지급

기존 치매보험 가입자 중 일부는 이번 개선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안에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요건으로 제시한 치매약 복용 조건을 없애기로 하고, 기존 가입자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삼성생명·삼성화재 치매보험 가입자는 이번 개선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당 보험사 치매보험 가입자만 치매약을 일정 기간 먹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해당 보험사가 보험료율을 정할 때 치매약 복용 관련 통계를 활용해 해당 약관의 근거가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는 치매약 복용 관련 약관에 대한 근거가 없었지만, 이들 보험사는 보험료율을 정할 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30일 이상 치매약을 복용한 환자 정보를 기반으로 보험료율을 정해 타사에 비해 보험료가 5% 정도 낮다"고 말했다.

또 금융당국은 보험금 지급 때 특정 치매코드를 요구하는 조항을 없앴다. 하지만 보험사가 보험료율을 산출 때 특정 치매질병 코드를 기반으로 했다면, 보험금 지급 요건에 특정 치매질병 코드를 요건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치매보험 가입에 앞서 해당 보험사가 어떤 통계 자료를 활용해 보험료율을 설정했는지도 확인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용' 보험약관 사전심사 안 받아

치매보험 약관을 둘러싼 이 같은 문제는 보험사의 약관이 사전 심사를 받지 않는다는 데 있다. 보험약관 사전 심사는 지난 2015년 보험사의 자율성을 높여 상품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없앴다.

보험 약관은 의학·법률 용어가 많아 일반인이 해석하기 쉽지 않다. 현재 금융당국이 '소비자용' 보험약관을 만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보험 약관에 대한 사전 심사가 없다면 사후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같은 조치도 부족했다.

현재 금감원에서 보험사 약관을 들여다보는 보험감리국 실무 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 2개의 팀이 각각 팀장과 팀원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 팀에서 팀장과 각종 민원을 처리하는 1명을 제외하면 팀 당 2명이 5000건 이상의 상품 약관을 감리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5000건 이상의 보험상품 약관이 어떻게 구성돼 판매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현재 민원, 판례, 분쟁 등을 분석해 문제 상품을 발굴해 감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완화된 제도를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사후 관리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보험 전문가는 "약관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의료계, 법조계 등과 소통 채널을 구축해 현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감리 인력도 보강해 현안 대응과 상품 유형별 감리 등 투 트랙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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