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의 주인공 ‘스크루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지독한 구두쇠다.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는 크리스마스가 왔는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조카와 이웃들에게 ‘돈도 없는 것들이 뭐가 그리 즐겁냐?’며 조롱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시끄럽다고 화를 내는 ‘돈만 아는 인간’이다. 그런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동업자였던 친구, 7년 전 죽은 친구 말리가 보낸 세 유령들과 시간 여행을 떠난다. 

외톨이였던 어린 시절, 즐거웠던 직장생활, 약혼녀와의 파혼 등 과거 여행을 하면서 스크루지는 소중하게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힘든 과거로만 막연하게 남아있지만 추억이 있고, 즐거운 직장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현재 여행에서 돈만 많은 부자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 사랑했던 여동생이 낳은 유일한 조카를 가난하다고 무시하고, 가난과 저임금에 허덕이는 하나밖에 없는 직원을 윽박지르고 그 가정의 어려움을 무시해온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변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유령과 함께한 마지막 미래 여행은 너무 무서웠다. 스크루지는 다른 미래를 가지고 싶어졌다. 

아무도 애도하지 않는 자신의 죽음, 빚진 자들에게 희망이 되는 자신의 죽음, 바꾸고 싶은 삶의 무서운 끝을 보면서, 그 끝을 바꾸고 싶다고, 다른 삶을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결심한다. 

시간 여행은 스크루지의 프레임을 바꾸었고, 바뀐 프레임은 그의 삶을 바꾸었다. 자신의 삶을 객관화시켜 바라보게 되면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웃지 않던 사람이 웃게 되었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시끄러워하던 사람이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캐롤을 부르는 사람이 되었다. 기부를 요청하러 온 사람을 조롱하며 쫓아 보냈던 사람이 자발적으로 기부를 하고 아이들에게 화만 내던 사람이 밝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혼자 불행하게 살던 노인은 시간여행 후에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돈의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어릴 적 우리의 모습들을 생각해 보고, 현재 우리의 모습을 정리해 보자. 오늘의 나를 만든 과거에 대한 이해는 오늘의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알려준다. 

어제를 알면 오늘이 보인다.

오늘 나의 모습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내가 한 선택,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하루하루를 보낸 태도와 노력들이 모여 오늘의 내가 만들어졌다. 오늘 내 모습을 쿨하게 객관적으로 살펴보려면 과거 나의 모습을 드러내봐야 한다. 

내 삶의 10대 머니스토리와 부모로부터의 영향을 정리하는 두 가지 표를 작성해 보자. 이 양식을 채워보면 돈에 대한 나의 머니 프레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머니 스토리 10대 사건

태어난 이후, 지금 이 시간까지 당신은 수많은 경험 속에서 행복했던 기억과 아팠던 상처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특별히 돈과 관련된 사건이나 기억, 그리고 그 영향을 한번 생각해 보자.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억해낼 수 있는 돈과 관련된 10대 사건을 찾아서 기록해 보자. 

첫 월급을 탔던 날, 보너스를 타서 아내에게 선물을 했던 날 등 즐거운 기억도 있고, 사업의 실패, 실직, 돈이 없어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없었던 아픔들도 있다. 즐겁고 신나는 일도, 슬프고 우울한 일도 구분하지 말고 기억에 남아 있는 사연들을 기록해 보자. 그것을 펜으로 꾹꾹 눌러 써보면 그 사건들이 상대적으로 객관화되고 그 기억들이 주는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돈의 여행 ‘과거’편은 당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지 알게 해 준다.

내 인생 10대 머니 스토리를 찾아보고 그 사건들이 왜 그렇게 기억에 남아있는지, 그 사건들의 영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지금 노트와 펜을 꺼내 아래 머니스토리를 참고해서 여러분의 머니 스토리를 정리해 보자.

머니스토리를 적는 시간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 개인 상담을 하면서 머니 스토리를 적거나, 강의할 때 자신의 머니 스토리를 적는 시간을 가지면 많이 힘들어하거나 울먹이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하지만 기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사건들과 그 사건들의 교훈, 의미, 영향을 생각해 보면서 돈과 삶에 대한 나의 태도, 머니 프레임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이해하면 용서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 그래서 과거의 머니 스토리를 찾는 시간은 지금의 나를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모, 가족의 영향

과거 사건들을 살펴보고 난후 나의 부모, 나의 가족이 나의 머니 프레임에 끼친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함께 생활해 온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받는다.  

당신의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었나? 돈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계셨는가? 돈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신 표현은 무엇이었나? 생각해 보자. 형제자매에게 받은 영향이 있다면 추가로 또 기록해 보자.

돈에 대한 나의 생각, 태도, 가치관은 부모와 가족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환경과 경험도 대부분 가족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어릴 때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과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돈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돈 아껴 써야 해’라는 말을 계속 들어온 사람과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돈은 베풀어야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자란 사람은 소비할 때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부모님에 대해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가 돈을 쓰는 태도, 돈에 대해 주로 하는 말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과거 여행에서 발견한 나의 머니프레임이 지금 어떤 모습을 만들어 냈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생각해 보자. 어떤 변화가 필요한 것인지?

◇신성진 Money Storyteller 現.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조흥은행 종합기획부, ING생명 FC, SM (주)에셋비 대표이사, ㈜네오머니 ‘행복한 부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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