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달인' 은성수 후보자, 금융위-금감원 꼬인 실타래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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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달인' 은성수 후보자, 금융위-금감원 꼬인 실타래 풀까
  • 최은빈 기자
  • 승인 2019.08.1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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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소감을 밝히며 미소짓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혁신'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2019.8.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엄중한 상황 속에서 중책을 떠안은 가운데 해묵은 금융감독원과의 갈등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꼽힌다. 그간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에선 키코 분쟁조정, 종합검사, 특수사법경찰(특사경) 등 다수 사안의 의견이 충돌했고, 이것이 외부로 드러나며 눈총을 샀다.

이에 은 후보자가 특유의 장점으로 꼽히는 쾌활한 성격과 소통 능력을 활용해 윤석헌 원장이 이끄는 금감원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지 관심이 쏠린다.

은 후보자는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는 금융 정책을 세우고 금감원은 현장에서 집행하는 역할인 만큼 잘 협조해서 소비자 편익이 커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어김없이 나온 향후 금감원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답변이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현행 금융감독체계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금융위는 과거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정책과 재정경제부의 국내 금융정책을 통합한 합의제 행정기관이며,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시장 감독·집행을 위탁받은 반민반관 성격의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공무원 조직과 민간 조직이라는 태생적 차이점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감독 기능이 두 기관에 나누어져 있어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교수 시절부터 금융위 해체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강경한 주장을 하던 윤석헌 원장과 현안에 대해 소신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는 '강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두 기관이 충돌한 문제만 해도 Δ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위반 재감리 Δ불공정거래 조사 권한 확대 Δ키코 분쟁조정 Δ금융회사 내부통제 TF 혁신방안 Δ금감원 예산 심사 Δ종합검사 Δ특사경 출범 등 다수다.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특사경의 경우 '자체 인지 수사 가능여부' 등 집무규칙과 예산 등을 둘러싸고 금융위와 금감원 간 기싸움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은 후보자의 금융위원장 발탁은 양 기관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은 후보자는 친화력이 뛰어나 네트워크 형성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출입은행 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윤 원장과 연도 닿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이는 잘 모르지만 행사장에서 은 후보자가 윤 원장을 만났을 때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1948년생인 윤 원장과 1961년생인 은 후보자는 연배 차이가 상당한 편이다.

은 후보자의 쾌활함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한 은 후보자는 실무자들이 뒤이은 일정을 이유로 질문을 그만 받으려 하자 "기자분들이 밤에 우리 집까지 발걸음 안 하시려면 지금 질문을 모두 받는 게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고는 질문이 더 나오지 않을 때까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은 후보자가 수은 행장으로 재직하며 노조로부터 받은 감사패도 그의 소통이 겉치레가 아님을 보여준다. 신임 행장이 임명되면 으레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 수은 노조는 은 후보자가 지난 2017년 9월 수은 행장에 취임한 직후에도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4일간 출근을 막았다.

하지만 은 후보자는 이후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갔고, 노조는 이에 감사의 의미로 지난 2월28일 감사패를 전달했다. 수은 노조가 행장에게 감사패를 준 것은 처음이다.

수은 관계자는 "은 후보자는 소탈하고 밝아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갈등 해결에 특출난 만큼 금감원과의 관계도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업무에서는 아주 날카롭다, 금감원과의 관계 설정도 이미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은 후보자가 최종구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금감원과 충돌하는 사안에 대한 생각은 최 위원장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맥락에서 은 행장이 소통의 달인이라고 하더라도 금융산업 발전보다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지나치게 방점을 찍고 있는 윤석헌 원장과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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