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암보험 분쟁 일부 합의…남은 문제는 제재 수위
상태바
삼성생명, 암보험 분쟁 일부 합의…남은 문제는 제재 수위
  • 최지호 기자  news@insjournal.co.kr
  • 승인 2021.07.1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생명이 542일간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인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회원들 일부와의 합의를 끌어냈지만 제재 수위 감경으로 이어지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 당사자들이 금융감독원이 제재 근거로 삼은 피해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와는 별개로 다른 삼성생명 암보험 가입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 돼 외려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생겼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다가 회사 측과 합의한 20여명의 보암모 회원들은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에 중징계를 내리며 근거로 제시한 피해 사례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500여건의 암 입원보험금 청구에 대해 부당하게 지급을 거절한 사실을 적발하고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내렸다. 그런데 이번에 합의한 20여명의 보암모 회원들은 금감원이 찾아낸 암 보험 부당 지급 거절의 피해자들이 아닌 만큼 중징계와 무관한 가입자들이라는 뜻이다.

일각에선 삼성생명이 이번 합의로 가입자들에 대한 피해 구제 노력을 인정받는다면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 감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암모랑 합의된 것일 뿐 이들이 모두 피해자도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합의가 제재 감경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생명도 이번 합의가 제재 감경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이 내려진지 6개월이 지났지만 최종 결정권이 있는 금융위원회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통상 1개월 내에 마무리되는 안건검토 소위원회(안건 소위)가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삼성생명에 대한 중징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합의로 외려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1명 암 환자의 합의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삼성생명 암 보험 가입자들이 집단 움직임을 준비하는 등 분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국민청원 웹사이트에는 암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은 삼성생명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해달라고 요구하는 청원이 공개됐다. 청원인은 보암모 전체 집행부나 싸움을 도운 다른 암 환자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청원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지난 15일에 새로운 청원글이 등장했다. 이 청원인은 "(이번 합의가) 금융위원회의 중징계 결정 여부와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여부가 가까워진 시점에 이뤄졌다"며 "662일에 걸친 투쟁으로 건강과 심리적 극한 상황인 21명의 암환자를 회유해 또다시 사기극을 완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생명과 보암모 분쟁의 핵심은 암 발병 이후 요양병원에 입원하며 발생한 치료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 여부다. 가입자들은 요양병원 입원도 암 치료의 연장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다. 다만 삼성생명은 암 수술 뒤의 면역력 강화나 연명치료 등을 위한 요양병원 입원은 암의 직접 치료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왔다.

보암모 회원 A씨는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입원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자 삼성생명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0월 최종 패소했다. 주치의가 A씨의 입원 필요성이 없다는 소견을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법원이 A씨의 사례가 암 입원보험금을 지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뿐 암치료와 관련한 모든 요양병원 입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중징계를 확정했다.

 

 

 

 

 

 

 

 

 

 

보험저널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