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평생 따라다니는 여러 숙명 같은 화두 중의 하나가 고객관리다.

도대체 고객관리란 무엇인가? 어디까지가 고객관리인가? 청약할 때는 간, 쓸개 다 빼 줄 거 같이 해 놓고서, 무슨 평생 관리하고 챙겨주겠다는 등 먼저 고객이 요구하지도 않은, 약속까지 해 놓고서, 화장실 갈 때 랑 나올 때 마음 다르다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아니 이런 거까지 내가 챙겨줘야 하나 하는 마음까지 생겨나기도 한다.

그리고 고객관리라는 것도 도대체 형체나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월초인사 문자메시지 만 보내면 되는 것인지, 여러 정보지나, 때가 되면 달력이나 사보라도 보내면 되는 것인지, 생일, 결혼기념일날 축하 꽃바구니를 보내기 시작했는데, 이 짓거리를 시작은 했으니 중간에 멈추면 또 이상해질 거고, 계속하자니 비용 부담도 만만찮고, 뭐 이런 여러 경우들에 대해서 갈등이나 시행착오들을 많이 해 보았을 것이다.

고객관리의 핵심은, 해당 고객이 자기가 담당자에게 관리 받고 있다는 느낌, 고객인 자기에 소원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게 가장 중 요하다, 6년 전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아는 사람을 통해 이사진 센터를 소개받고 뭐 별 다른 거 없이 무탈하게 이사를 잘 마쳤다. 이사하고 몇 달후부터 그 사장님이 매 월초면 문자를 보낸다, 뭐 내용도 그 닥 세련되지도 않았고, 그냥 절기와 날씨에 맞게 우리가 보통 보내는 그런 월초인사 문자메시지이다.

처음에는 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다. 아니 도대체 무슨 보험이나 자동차 구매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평생 이사를 몇 번이나 한다고, 이렇게 문자를 보내나? 도대체 영업이 나 마케팅이 뭔지는 아는 양반인가 참나! 아니 정말로 전세, 월세라 해도 빨라야 2년에 한 번 하는 게 이사가 아닌가? 진짜로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몇 번 보내다 말겠지 했는데 6년째 매달 보낸다. 조금씩 내가 그 이사짐센터 사장님의 문자 메시지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다 좀 늦게 문자 메시지가 오게 되면, 이 양반이 어디가 아픈가 하고 궁금하기까지 했다. 6년 전에 딱 한 번 이사할 때 보고 안 봐서 사실 얼굴도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내가 다시 이사를 하게 되면, 또 주변 지인들이 이사한다는 얘기가 들리면, 나는 아마 자동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바로 그 사장님을 소개하게 될 거다.

이게 보니까 정말 무서운 거 같다. 이사짐센터 사장님은 그저 매달 새로 이사 하며 알게 된 사람들을 더 추가해서 문자만 보내면 된다.

거기서 거기 같고, 사실상 별다른 차별 성이 크지 않은 업종이고, 그저 주변 아무데나 물어보고서 이사업체를 선정하는 것인데, 꾸준히 문자메시지만 잘 보내도 내가 관리받고 있다는 생각에, 그 양반이 정말 성실하다는 근거 없는 이미지 하나에, 앞으로도 계속 그 이사짐센터 사장님을 컨택할 거 같다, 아니 내가 이사 한 번만 더 해도 그 양반은 그동안 문자 비용 이상으로 남는 게 아닌가!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데 고객관리는 그렇게 꾸준히, 치밀하고, 무섭게 해야 되는 거 같다.

별거 아닌 문자메시지 하나에, 정말로 많은 걸 다시 깨닫고 반성하게 된다. 소위 고객관리는 이사짐센터 사장님이 훨씬 더 고수였던 것이다.

 

<필자 : 김지율>

‘어쩌다 영업인’ 저자/ Cube380대표 / i F A㈜ 사업단장 / 인카금융서비스㈜ 전략채널 상무/ MetLife 지점장 / 전 한국MDRT협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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