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선(先)투자로 이룬 신계약 , 낮은 유지율, 높은 손해율에 치명적

[편집자 주]손보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불꽃 튀는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보험저널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손보사의 핵심 전략과 성과 등을 비교/분석하고, 이를 통해 바람직한 경쟁 구도 도출 및 손보사에 미칠 긍정적 영향 등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 취임 후 과감한 사업비 투자 등으로 장기인보험 1위 자리까지 오른 메리츠화재. 그러나 투자한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손해보험상품 중 장기인보험은 상품 판매 수익성이 가장 우수하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빠른 장기인보험 시장 잠식을 위해 과감한 사업비 투자와 개방적인 상품 언더라이팅 전략으로 신계약 기준업계 1위까지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개선이 더딘 손해율과, 선지급한 사업비 회수(예정사업비 확보)를 위해 필요한 계약유지율이 저조할 경우 보험료 수입 미달과 신계약비 일시상각 등으로 인해 당기손익 및 장기 수익성을 손상시킬 우려가 높아진다.

◇ 평균 웃도는 사업비율

메리츠화재 사업비율은 손보업계 평균수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인보험 시장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화재와 사업비율 비교시, 2014년 2.6%였던 격차가 최근에는 6.2%∼8.5%까지 벌어졌다.

사업비율은 순사업비를 보험사에 들어온 보유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사업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수수료, 시책 등 영업직접비용의 증가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는 뜻도 되지만 동일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데 타사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자료:더좋은보험지에이연구소
자료:더좋은보험지에이연구소

 

◇ 높은 사업비와 대비되는 낮은 유지율

높은 사업비 투자와 개방적인 상품 언더라이팅 운영을 통해 장기인보험 시장 잠식을 성공시켰지만, 유지율은 그에 걸맞지 않아 장기 수익성에 대해 불안을 잉태하고 있다.

자료:더좋은보험지에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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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유지율을 살펴보면, 1차년, 2차년 유지율은 사업비 집중투자 이전보다 일부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3차년 이후에는 유지율 낙폭이 커, 5개년 누계 수치를 살펴보면 사업비율이 낮았던 과거 수치와 비슷한 수치이거나 과거보다도 낮은 상태다.

물론 메리츠화재의 사업비율 증가는 신계약 규모 증대를 위해 선투자한 설계사 및 대리점 수수료등 신계약 유치를 위한 비용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선투자한 사업비 회수에 뒷받침이 되어야 할 유지율이 불량해질 경우 장기적인 수익확보는 어렵다고 봐야한다. 신계약 규모 증가추세가 꺾인 후 유지율 저하까지 겹치면 단기든 장기든 불 보듯 뻔한 결과다.
 

◇ 개선이 더딘 손해율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보험판매를 위한 재료비와 같다. 메리츠화재는 개방적인 언더라이팅를 통해 신계약 규모 확대를 도모했다.

하지만 개방형 언더라이팅은 규모확대에 유리한 반면, 부적절한 불량계약 유입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손해율이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장기인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은 통상 상품을 판매한 뒤 4~5년 이후부터 사고지급청구가 본격화되는 만큼, 최근 유입된 신계약 규모 유입을 감안할 때 현재 메리츠화재의 손해율은 개선의 정도가 더디다.

자료: 더좋은보험지에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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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합산비율은 순사업비율과 경과손해율을 합한 것으로, 보험사의 수익성과 경영효율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메리츠화재의 합산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 108.3%에 이른다.

이는 업계 평균 105.1%보다 높은 수치다. 3∼5년 전 신계약 성장이 본격화된 점을 고려한다면 사업비율과 손해율 모두 높은 수준이다.

자료:더좋은보험지에이연구소
자료:더좋은보험지에이연구소

보험상품의 이익은 사업비차 이익, 위험률차 이익과 이자율차 이익으로 구성된다. 이자율차 이익은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투자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또 다른 수익성의 지표가 되는 합산비율 역시 업계평균을 웃돌고 있고, 그 근간이 되는 유지율마저 개선이 더딘 상황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를 크게 만들고 있다.

손보상품 중 장기인보험 상품이 높은 사업비 지출에도 수익성이 좋다는 애기는 선지급한 많은 영업비용을 회수(예정사업비확보)할 수 있는 유지율과 손해율이 일정 목표치 이내에 수렴될 것을 전제한 것이다.

목표치에 미달된 수치만큼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면 된다. 또한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인상되거나, 상품 보장 급부 축소로 귀결되거나, 시장지배력 약화로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상품수익성 악화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우뚝 선 메리츠화재도 이점은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수익성 지표에 대한 자체 피드백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손해율에 영향이 높은 개방형 언더라이팅의 재고와 유지율 관리 전략에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보험사의 본업은 위험 인수이고 양질의 계약 확보를 통해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익성 악화는 보험사가 보험료 책정시보다 안정성, 충분성을 벗어난 불량계약의 유입과 유지율 불량이 가져오는 결과인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해율에 영향이 높은 개방형 언더라이팅으로 유입된 신계약이, 낮은 유지율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높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은 자칫 양수겸장(兩手兼將: 장기에서 한편에서 가진 두 개의 말이 한꺼번에 장을 부르게 되는 일)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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