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빈강정’은 저리가 ... IFRS 17 앞두고 보험사들 “KPI 손본다”

보험사들이 2023년 사업계획 수립에 한창이다.

한가지 공통적인 점은 모두들 핵심성과지표(KPI) 조정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IFRS17 시행으로 보험사 수익인식기준이 신계약 보험료 중심에서 미래 수익재원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중심으로 축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는 회사 목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목표(성과)를 수치화한 것으로  해당채널의 한 해 마케팅전략의 우선순위가 된다.

◇ 보험 영업 마진율 판단기준 ‘근본적으로’ 달라져

보험사의 수익성 평가는 내년부터 완전히 달라진다. IFRS17 도입되면 현행처럼 수입보험료로 수익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수익은 보험료로 하되 비용은 과거에 맺은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보험금으로 매칭하고 있다. 보험료 현금 유출입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다. 하지만 IFRS17에서는 발생주의 회계구조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보험기간 전체로 안분한 미래보험 손익을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라고 하는 이익항목으로 반영하게 된다.

이제 보험사가 한 해 동안 받은 보험료 전부를 해당연도의 수익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받은 보험료를 전체 계약기간으로 나눠서 매 연도마다 수익(CSM)으로 인식한다. 손익인식이 현금주의에서 벗어나면서 이익의 결정변수가 수입보험료에서 CSM으로 바꿨다.

◇ 내년부터 더 중요해지는 KPI에 뭐가 있을까?.

보험사들이 현행 회계기준 순이익보다는 IFRS17기준으로 더 좋은 성적표를 거두기 위해 KPI를 조정하고 있다.

언뜻보면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영업목적이 크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① 신계약 실적관리에서 CSM관리로 바뀐다

내년부터 CSM이 이익수준과 변동성을 결정한다. 신계약 실적이 많아도 어차피 당해연도 이익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량 때문에 가져가던 변액연금 등 저축성보험의 판매물량이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보험사들이 내년도 KPI에서 아예 신계약 월초를 제외하고 CSM규모관리로 전환했다.

영업채널에 신계약 월초를 KPI로 그대로 설정한 보험사조차 단순 영업관리 목적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② 유지율·손해율 KPI 배점 높인다

내년부터는 유지율과 위험손해율(발생손해액/위험보험료)이 더 중요해진다.

이익이 나는 상품이라고 생각해 판매했더라도 해당상품의 유지율이 좋지 못해 CSM이 0보다 낮아져  손실계약이 될  경우 즉각 손실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 현금유입인 보험료를 늘리기 위해 유지율관리와 미래 현금유출인 보험금관리를 위한 손해율 관리가 주요 과제다.

유지율과 손해율의 경우 예정과 실제의 차이는 CSM 변동성을 높이기 때문에 핵심 KPI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13회차만 관리하던 유지율 회차관리를 25회까지 확대했다.

유지율과 손해율이 개선될 경우 손실계약이 손실가능계약이나 이익계약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③ 불완전판매건수·민원건수 뿐만아니라 청약철회건수까지 모니터링한다

보험사들이 내년부터는 간접비용을 유발하는 청약철회건수까지 관리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영업 간접비가 이연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IFRS17에서는 사업비 이연 대상도 현행처럼 신계약비 전액이 아니고 직접 신계약비만 대상이다.

직접 신계약비가 아닌 경우 간접 신계약비는 모두 즉시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에 올해까지 서브 KPI에 불과하던 불완전판매건수·민원건수·청약철회건수 등이 메인 KPI로 떠오를 전망이다.  해당 KPI가 불량할 경우 시책 차별 등 제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④ 모집채널별 ‘손실계약 비율’ 새롭게 추가된다

내년부터는 현재처럼 손실계약(CSM<0) 이지만 당기 이익때문에 판매하는 경우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는 추가 자본이 요구되는 손실계약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손실계약의 경우 즉각 손실비용으로 처리되어 자본건전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다수의 보험사들이 모집채널별 손실계약비율을 KPI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속 FC채널 또는 GA에서 특정 손실상품에  대한 판매축소가 불가피 해 보인다.

보험업계 한 기획담당임원은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이 수익보전을 위해 곁다리로 팔던 손실계약비중을 현저히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처리 기준이 바뀌면서 수익보전 필요성이 확연히 줄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모집채널도 초기 유지율만 신경 쓰는 영업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초기유지율만 좋아서는 이제 보험사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효율 모니터링에 신경 써야 본인들 피해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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