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FP의 일탈을 보험업계 전체의 문제로 매도
“설계사 가족까지 욕보이는 파렴치한 방송”분노의 목소리 커

6일 SBS에서 ‘보험의 숨겨진 민낯’이란 주제로 방송된 ‘호구들의 비밀과외’가 FP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보험을 폄하하고, FP가 이익챙기기에 급급해 마구잡이식 보험가입을 유도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미지/방송 갈무리 
26일 SBS에서 ‘보험의 숨겨진 민낯’이란 주제로 방송된 ‘호구들의 비밀과외’가 FP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보험을 폄하하고, FP가 이익챙기기에 급급해 마구잡이식 보험가입을 유도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미지/방송 갈무리 

‘보험의 숨겨진 민낯’이란 주제로 지난 26일 방송된 SBS ‘호구들의 비밀과외’가 40만 보험설계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논란이 된 이유는 현실을 무시한 채 일부의 문제를 전체 보험시장의 문제처럼 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방송을 접한 많은 보험관계자들은 공중파로써 내용을 전달에 보다 책임감을 갖고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능과 어울리지 않는 주제와 자극적인 말로 보험을 사기성으로 보이게 한 것에 대한 분노다. 

방송에서는 △보험사는 소비자를 속이는 합법적인 피라미드 조직 △수당 챙기기에 급급해 무리한 영업을 일삼는 FP △DB 사고파는 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 △종신보험 무용론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백만콜을 기록한 보험 쇼호스트, 보험 판매왕, 손해사정사, 보험 전문 기자 등은 가면을 쓰고 출연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보험 마케팅에 대한 정보를 털어놨다.

이날 출연진 중 한 보험설계사는 “인터넷 상 숨은 보험금 찾기는 고객정보를 알아내 설계사들에게 판매하기 위한 눈속임”이라며 전화번호 건당 20만 원에 거래된다고 털어놨다.

이 설계사는 전화번호만 알려주면 하나에 5만원, 약속까지 잡혀 있는 연락처는 12만 원, 10개 묶음은 최하 50만 원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은 계약 가능성이 높아 한 건당 20만원에 달한다며 정보를 공개했다.

문제는 FP가 DB를 개인적으로 구매하다 보니, 그 비용을 메우기 위해 권하지 않아도 될 상품도 소개하게 된다는 것. 때문에 결국 소비자는 불필요한 보험에 가입하게 돼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SNS상에서 외제차와 명품을 자랑하는 FP 계정을 쉽게 볼 수 있는 점도 폭로했다. 이들은 전문가라는 포지셔닝을 위해 '실력 있어서 이 정도 돈을 번거다'를 보여주기 위해 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마케팅을 종용하는 보험사를 합법적인 피라미드 기업으로 소개했다.

또 GA는 신참 FP를 주로 고용해 지인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한 후 버리는 돌려 막기, 지인 파먹기 등을 자행한다고 주장했다.

‘호구들의 비밀과외’ 방송 갈무리 
‘호구들의 비밀과외’ 방송 갈무리 

종신보험에 대해서는 FP들 조차도 들지 않는 보험이라며 보험가입 무용론을 제시했다. 종신보험 혜택을 보려면 일찍 죽어야 한다는 자극적인 멘트로, 만약 서른살에 가입했는데 90살 때 노환으로 사망했다. 그러면 60년 후인데 부동산도 1년 전에 비해 3,40%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그때 사망보험료를 받아봤자 화폐 가치도 떨어져 있다. 그때 가면 자식들도 사망보험금도 안 쳐다본다라는 설명을 더했다. 

그러면서 완전판매를 하는 FP를 만나는 것이 고민을 덜 수 있는 방법이고 조언했다.

 

문제는 방송 성격, 출연진 자격은 검증됐나

해당 프로그램은 엄연한 예능이다. 예능은 재미가 8할 이상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보험상품과 이를 다루는FP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예능으로 다룬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출연진도 양쪽의 의견을 함께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소수의 출연진이 전체 보험시장을 대변할 수 있는지, 그럴만한 자격을 갖춘 인물인지에 대한 검증 과정도 아쉬움을 남긴다.

출연진 중에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보험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설계사는 본인 외 다른 FP를 자주 폄하해 논란에 오른 인물이다.

평소 유튜브를 통해 다른 FP들을 비난하고, 본인만 바른 FP인척 하는 인물을 지상파 방송에 출연시켰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FP는 “가면을 쓰고 출연한 설계사는 이번 방송 내용을 본인 광고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실제 방송 직후 가면 설계사로 추정되는 인물의 홍보성 기사가 온라인상에 올라온 상황이다.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정확한 의미가 제대로 전달 되지 않은 채 종신보험을 필요 없는 보험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수수료 부분도 잘못 해석된 부분이 있다. 판매하기 어려운, 난이도가 높은 상품에는 수수료가 더 붙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F를 단순하게 보험상품을 판매해 수수료 폭리를 취하는 식으로 표현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의 문제를 보험업계 전체의 문제로 매도...분노 수위 높아

잘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서 방송 내용만 보면 보험은 사기고, 본인 정보를 팔아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는 파렴치한 조직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익만을 위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곳이 보험업계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종사자 다수는 방송 내용은 일부 좋지 않은 사례만 부각한 것이라고 토로하며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SNS상에는 FP, 보험업계 종사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20년 경력의 한 FP는 “보험사 등은 고객 DB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벤트와 정보 등을 제공한다. 수집된 연락처는 사용 동의까지 얻어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량한 FP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자에게 필요한 보험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신중해야 할 보험을 예능으로 폄하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FP는 소수의 잘못된 사례들로 다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가면 쓴 출연진 모두 보험업 종사자로 알고 있다. 보험영업에 대해 잘 알고 있을텐데 제얼굴에 침 뱉기식 발언에 방송을 보는 내내 불편했다"고 전하고 "대안으로 내놓은게 우수인증설계사인데,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다른 선량한 일반 설계사들을 싸잡아 폄하한 발언으로, 이로 인한 피해는 누가 책임 질 것인가"라며 되물었다.

‘호구들의 비밀과외’ 방송 갈무리 
‘호구들의 비밀과외’ 방송 갈무리 

게스트로 참석한 보험설계사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평소 유튜브를 통해 다른 FP들을 비난하고, 본인만 바른 FP인척 하는 인물을 지상파 방송에 출연시켰다는 것. 그러면서 가면을 쓰고 출연한 설계사는 이번 방송 내용을 본인 광고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방송 직후 가면 설계사로 추정되는 인물의 홍보성 기사가 온라인상에 올라온 상황이다.

15년여 경력의 한 FP는 “설계사도 어려워하는 보험을 전문가 조언 듣지 말고 스스로로 공부해서 필요한 보험을 들으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일부 나쁜 사례를 전체가 다 그런 FP로 호도하고, 종신보험을 최악의 보험으로 낙인 찍은데 대해 분노한다”라며 보험은 예능이 아니고 이로 인한 피해는 방송사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내용이 필요했겠지만, 진정으로 고객을 위해 양심적으로 규정을 지키며 활동하는 설계사와 일반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수 있는 내용이 많다”며, “FP 뿐 아니라 보험업에 종사하는 가족들까지 욕보이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만큼 파장이 심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현재 FP를 중심을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FP들의 대응 수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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