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today
imagetoday

 

나는 상담을 할 때,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로 정리된 문서나, 신문 기사 자료 등을 제시하기 보다는 A4 용지 몇 장 꺼내 놓고 직접 손으로 쓰고 그려 가며 설명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심지어 상품 브로셔도 잘 쓰지 않고 거의 대화로만 고객과 소통한다.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면 상담하며 설명할 때 고객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글씨를 쓴다. 즉, 마주 앉은 고객이 바로 보도록 ‘종신보험’, ‘평균 수명’ 이런 글자들을 내 입장에선 거꾸로 쓴다. 고객이 내 오른편 의자에 앉으면 역시 그쪽을 향해 90도 꺾어진 방향으로 글자를 써내려 간다. 단순히 한글뿐만 아니라 그래프나, 영어 단어,  ‘生老病死(생로병사)’ 같은 한자도 자꾸 연습하다 보면 거꾸로 써진다.

소개받은 분을 만나 항상 그랬듯이 글씨를 거꾸로 써 내려가는데 깔깔 웃으며 포복절도 하길래, 의아해서 물었더니 소개해 준 고객이 ‘글자 거꾸로 쓰는 분이 갈 거다’라고 했는데 진짜 그런 분이 오셨다며 신기해했다. 땀을 삐질삐질 흘려 가며, 옆으로, 거꾸로, 좌우로 삐뚤삐뚤 글씨를 써 내려가면 열심히 설명하면 대부분의 고객은 나를 다시 쳐다본다. 

사실 내 글씨체는 고객을 향해 거꾸로 쓰나, 똑바로 쓰나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악필이다. 한 마디로 낙서하듯 보험 상품을 설명하고 그걸로 끝낸다. 고객에게 그 보험 상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로지 당신을 위한 상품’ 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고객은 복잡하게 설명한 자료에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고객들은 간단, 단순 명쾌하게 설명해주기를 더 선호한다. 

자기 논조와 논리에 자신이 없으면 자꾸 자료에 의지하고 설명이 장황하게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영업 초기에 많이 했던 실수다. 나는 평소 상품 가입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상담을 할 때 탱크처럼 밀어붙이는데 단지고객이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 어디까지나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설득 작업과 센스가 필요하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김지율 ㅣ GA코리아 중앙사업부 대표/ 우석대학교 겸임교수/ 전 한국MDRT협회장 

⊙ 보험저널은 금소법 위반, 작성계약, 불공정 행위 등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news@insjournal.co.kr, 1668-1345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보험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험저널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