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회사, 바닥까지 떨어진 수익성 개선 위한 선택
전속설계사에 GA 옷 입혀 ‘대면영업’ 활성화…기존 GA와 설계사 경쟁 불가피

imag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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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을 중심으로 전속설계사까지 자회사형 GA로 이동하는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가 보험업계에 핫이슈다.

지난 8월 설립된 신한생명의 자회사 GA인 신한금융플러스가 리더스금융판매 설계사 2000명 이상을 인수하면서 보험사 ‘판매자회사’와 ‘GA’간 ‘설계사 확보’ 경쟁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최근까지도 GA를 부실영업, 불량경영의 온상으로만 바라보던 대형보험사까지 판매자회사를 중심으로 대면영업 확대에 나서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판매자회사, 바닥까지 떨어진 수익성 개선 위한 불가피한 선택

업계는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의 제판분리는 바닥까지 떨어진 수익성과 매출 개선차원에서 채널구조조정, 비용절감, 전속설계사 이탈 방지 등 각기 다양한 목적 하에 진행된다고 보고있다.

또한 2023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 보험부채(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를 현재 금리수준 시가로 평가할 경우 추가 준비금적립액이라는 비용을 떠 안아야 할 입장이라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조치는 계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DLF 등 고위험 투자 기피로 보험사 저축성보험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생,손보사 공히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20%가 넘은 상태다.

바닥까지 떨어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출액과 사업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채널 구조조정과 사업비 절감 등의 선제적 대응으로 보인다. 보험영업손실을 메우기 위해 투자영업이익을 높아야 하지만 저금리로 수익률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총자산 규모가 130조원에 달하는 한화생명이 내년 초 2만여명의 전속설계사 조직 분리를 추진하는 것도 투자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효율성을 찾자는 것이 핵심이다.

◇ 전속설계사에 GA 옷 입혀 ‘대면영업’ 활성화…기존 GA와 한판

제판분리 바람은 한편으론 전속설계사의 성장한계와 동의어로 볼 수 있다.

실제 최근 들어 전속설계사 조직을 확대한 보험사는 메리츠화재를 제외하면 전무한 상황으로,성장력이 없다 보니 조직 이탈이 지속되고 방어를 위한 대안이 세워져야 하는 상황이다.

전속 설계사로서는 다양한 상품을 필두로 급성장하는 GA를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 중인 특수고용직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부담 및 향후 정규직화 요구나 노조 설립 등 다양한 변수가 큰 만큼 덩치가 큰 전속설계사 조직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과거와 달라진 GA채널 운영에 따른 초기 선지급 수수료 부담도 ‘1200% 수수료’ 시행으로 선지급율이 20∼30% 낮아진 상황이라 보험사로서는 이를 잘 활용하면 매출액 개선 및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판매자회사가 보험사 재무손익에 영향을 주더라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등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메리트를 얻을 수 있다.
보험사가 가진 강점을 일부 차별화하면 GA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대형 이슈인 금소법(‘금융소비자보호법’)까지 내년 3월에 시행되면 불건전한 영업행위에 보험사는 과징금, 전속설계사는 과태료 모두를 부담해야 하지만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를 통하면 과태료 부담은 자회사 부담으로 이원화 할 수도 있다.

한화생명의 제판분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화의 행보를 바라보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의 판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의 자리만 지키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직영 간 경쟁이 GA와의 경쟁으로 판이 바뀌게 됐다. 경기장과 선수가 바뀌는 만큼 빠른 중앙 선점이 필요하고 또 이미 중앙을 차지한 상대와의 경쟁도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판에 합류하기 위한 보험사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제판분리의 종착역은 보험판매전문회사다.

지금까지 보험판매전문사 승인에 바리케이드를 치던 곳은 금융기관과 그 뒤에 있는 대형 보험사였다. 그러나 보험사는 더욱 규모가 큰 GA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보험판매전문회사에 대해 걸림돌보다는 날개를 달아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GA의 가장 큰 문제는 법적 지위였다. GA의 법적 지위는 FP와 동일하다. GA가 판매전문회사로써 법적 지위가 금융기관에 준하게 된다면 강한 힘을 바탕으로 성장에는 추진력이 더해지게 된다.

GA의 가치는 에이플러스의 상장으로 이미 확인됐다. 신한금융플러스의 리더스금융판매 인수사례로 이제 보험사는 경쟁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유사한 사례가 추가 등장한다면 제판분리, 판매자회사 등은 유행처럼 가속화될 것이다.

보험사는 새로운 시장의 빠른 진입을 위해 ‘다급함’이, 대형 GA는 새로운 강자의 출현에 ‘불안감’이 내재돼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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